부산의 명소 국제시장의 이야기
|부산 국제시장의 이야기
해운대나 태종대, 자갈치시장과 함께 부산을 상징하는 여러 장소 중 하나인 국제시장은, 부산을 여행하는 사람들의 필수 방문지 중 하나이긴 하지만 사실 국제시장보다는 그 주변에 있는 남포동이나 자갈치시장, 부평야시장을 찾기 위한 중심점 정도의 역할만을 하고 있을 뿐입니다.
2014년에 흥행에 성공했던 황정민 주연의 영화 ‘국제시장(Ode to My Father)’ 으로 그 존재의 의미와 역사를 잊어 가고 있는 다음 세대에게 국제시장을 배경으로 1950년대를 살아 온 ‘가장 평범한 아버지의 가장 위대한 이야기’ 를 전해 줍니다. 한국어 제목은 ‘국제시장’ 이지만 영화의 주제는 바로 영어 제목처럼 ‘아버지에게 바치는’ 이야기인 것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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국제시장은 원래 일제 시절 일본인 거주 구역이었던 것이 해방으로 일본인들이 떠나고 남은 공터에 자연스럽게 시장이 생겨났고, 한국전쟁 이후 미군으로부터 흘러나온 군용 물자와 부산항으로 밀수입된 물자가 유통되며 그 규모가 커져 상대적으로 질이 좋은 외국산 물건
을 싸게 구할 수 있는 시장으로 명성을 떨쳤습니다.
부산에서 70~90년대를 살았던 사람들에게 국제시장은 ‘가짜 나이키 운동화, 소니 워크맨, 가족들에게 따뜻한 밥을 먹일 수 있는 일본산 보온 도시락과 압력솥을 살 수 있는 곳’ 이었고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없었던 ‘m&m 초콜렛’ 을 무려 1kg짜리 대용량으로 구할 수 있었던 곳으로 기억됩니다. 국제시장에서 쇼핑을 즐긴 후 남포동 극장가에서 영화를 보거나 보수동 책방골목에서 헌책이나 시중에서 구하기 어려웠던 일본산 음반이나 잡지들을 뒤적이는 보너스도 즐기고 말이죠. 기억하시나요? 일본 문화에 대한 폐쇄 적책 때문에 1997년까지는 한국에서 일본의 음반이나 서적을 구할 수 없었답니다.
1990년대 이후 외국산 물건을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게 되고 국산 제품의 품질이 외제와 동등해 지거나 외제를 압도하기도 하는 이제는 그 원래의 ‘품질 좋은 외국산 제품을 싸게 구할 수 있다’는 정체성이 많이 사라진 국제시장은 타지에서 부산을 찾는 사람들에게 주변에 맛집이 많은 곳, 사실상 국제시장이 아닌 바로 옆 부평 시장의 독특한 길거리 음식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곳으로 사실상 국제시장을 찾는 사람들은 국제시장이 아닌, 그 주변의 새로운 명소를 찾게 된 것이죠. 국제시장 자체는 이제는 옛 명성을 잃어 가고 있고 그 변하지 않던 모습은 역사 속으로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.
해방과 전쟁을 겪은 가난했던 서민의 삶의 터전이면서 빈곤 속에서 외국의 풍요를 조금씩 맛보게 해 주었던 국제시장은, 이제는 배고픔을 모르고 자란 다음 세대에게 더 어울리는 멀티플랙스 영화관들과 최신식 쇼핑몰들이 들어선 남포동과 색다른 먹거리로 이목을 끌고 있는 부평시장에 그 자리를 넘겨 주고 뒷켠으로 조용히 물러나 잊혀져 가고 있습니다. 그 모습은 마치 바로 부산 뿐만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역사를 겪으며 살아 온 우리 부모님이나 조부모님 세대 그 자체입니다.